어머니의 재판 선고 날짜가 3월이었을 때, 어머니를 위해 기도하는 일이 무척 스트레스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하나님의 은혜로, 재판관들이 뭔가 잘못된 점을 감지하여, 지난 10년 만에 처음으로 어머니를 고발한 검사들의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 주었습니다.
그 결과, 4월에 양측을 다시 불러 모아 추가 증거를 제출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이에 따라 선고 날짜는 5월로 연기되었습니다.
지난 3월, 저는 어머니의 힘겨웠던 지난 시간들을 하나님께서 전혀 기억해 주지 않는 것 같아 힘들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전혀 굴하지 않고 힘든 내색도 보이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니 걱정마라!”
하나님께서 하신다고 믿었지만, 그 날이 다가올수록 저는 조바심이 날 뿐이었습니다. 사실 어머니의 신변에 무슨 문제라도 생긴다면,
이 큰 사역들을 어떻게 모두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그동안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후원해 주신 분들 한 분 한 분이 너무나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문득, 월드비전 같은 단체는 후원자들에게 선물도 보내고 후원 증명서도 보내주는데, 우리는 너무 일만 열심히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많은 후원자 분들이 계셨기에 지난 20년 동안 노숙인들을 한 결 같이 섬길 수 있었고 청평 센터도 8년이나 사역을 잘 감당한 것 아니겠습니까?
마침 우리 서울역 소중한 사람들 교회에 박** 집사님께서 액세서리를 제작하는 일을 하시기에, "천사 팔찌"를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렸습니다.
하지만 고민이 된 것은, 지금까지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이 팔찌를 드리면 수량이 모두 소진될 것 같아, 제작한 날부터 후원해 주신 분들에게만 드리기로 정했습니다.
운영 천사는 100만 원 이상 후원해 주신 분들을 의미하며, 이미 저희 기부 판에도 이름을 새겨 두고 있습니다.
기부 판은 소중한 사람들 힐링센터 벽면에 설치된 음각 현판입니다.
소중한 사람들이 서울역에서는 많은 노숙인들을 섬기고, 청평에서는 특히 암 환우들을 섬기다 보니 재정이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지난 20년을 한결 같이 사명을 감당할 수 있었던 것은 물질과 기도로 후원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이었습니다.
천사 팔찌가 나오기까지 한 달이 넘게 걸렸습니다. 박** 집사님께서 기도하며 정성껏 수고해 주신 덕분에, 마침내 아름다운 모습으로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팔찌가 나온 그 주 목요일 집회에서, 어머니는 설교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팔찌를 이렇게 아름답게 만들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도 운영 천사가 될 수 있도록 기도하세요.
그렇게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루어 주실 것입니다.”
사실 환우들 중에는 삶이 어려워 후원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형편에 있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머니는 이런 마음이 위축된 분들에게 힘을 주기 위해 이 말씀을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이렇게 하나 된 모습으로 소중한 사람들 사역을 위해 함께 기도해 갔으면 좋겠습니다.”
다음 날, 어떤 분이 이 영상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사모님이 초심을 잃었네요. 왜 강매하십니까? 이단 같아요.”
사실 '강매'라는 말은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팔찌는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후원해 주신 분들께 선물로 드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영상에서 하신 말씀만 듣고 크게 오해를 하신 듯했습니다.
아무리 답글로 자초지종을 설명드려도 도무지 들으려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결국 그 설교 영상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다음 날, 하루 종일 우울했습니다. 괜히 이런 팔찌를 만들어서 시험에 들게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월요일 저녁, 늘 우리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던 한 분에게서 연락이 왔습니다.
“목사님, 내일 새벽에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셔야 한다고 들었는데요, 꼭 드릴 말씀이 있어 이렇게 전화를 드렸습니다. 잠시 통화 가능하실까요?”
이분은 최근 유방암 1기 진단을 받은 환우입니다. 가족은 이사를 하면서 3천만 원이 넘는 빚을 지게 되었고, 곧 그 빚을 갚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었습니다. 부족한 형편에 눈물로 기도하던 중, 암 진단으로 인해 보험금 3천만 원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부부는 하나님의 일하심을 깊이 감사하며, 이제 보험금이 나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상담사가 다시 전화를 걸어 와, 초기 암이라 보험금이 400만 원도 나오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목사님, 그 소식을 듣는 순간...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허탈함과 슬픔이 밀려왔어요.”
상환 기한이 다가오자 결국 나이 많은 어머니에게 평생 아껴 모은 2천만 원을 빌려 빚을 갚게 된 것입니다.
집사님은 마음 한켠 무거운 채로 점심시간을 지나고 있었는데, 그때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통장에 보험금이 입금되었는데 3천만 원 전액이 들어온 것이었습니다.
부부는 하나님께서 모든 상황을 다 아시고 일하고 계셨음을 눈물로 고백했습니다.
곧바로 2천만 원을 어머니께 돌려드리고, 감사의 마음으로 3백만 원을 십일조로 드리기로 하여 저에게 전화를 한 것입니다.
"목사님, 사모님 설교 말씀처럼 ‘저도 후원할 수 있게 해 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정말 그렇게 해 주셨습니다.
저희의 작은 후원을 기쁘게 받아 주세요."
"네, 물론이지요."
부부는 기쁜 마음으로 후원해 주셨고, 우리는 감사의 표시로 천사 팔찌를 보내드렸습니다.
조금 후, 팔찌를 착용하고 찍은 사진이 도착했습니다. 사진은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한 깊은 감사와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댓글로 인해 제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던 아픔과 상처가 눈 녹듯 사라졌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기적을 통해 제 마음을 치유해 주신 것에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 사역을 이끄시는 하나님의 지혜와 사랑이 얼마나 놀라운지, 가슴 깊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네! 어머니 말씀이 맞아요! 하나님이 하시니 걱정하지 않겠습니다!”
